(서울=포커스뉴스) "이번 프랑스 니스 트럭 테러를 일으킨 범인은 '무슬림'이기 때문에 테러를 저지른 게 아니예요. 그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도 간 적이 없다고요"
프랑스 니스 테러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벌이는 일명 '소프트 타깃' 테러의 금격한 증가로 무슬림 혐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혐오에 좌절하는 무슬림이 늘면서 또 다른 폭력의 불씨가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테러 사건이 일어난 지 4일만인 18일 니스에 사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무슬림 청년들은 테러의 이유를 '무슬림'에서 찾는 사회적 분위기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었다.
프랑스 니스의 아바투아의 한 골목에서 친구들과 모여 있던 무슬림 소년 라치드는 "사람들이 곧 무슬림을 비난 할 거예요. 무슬림 뒤에 테러리스트가 숨어 있다면서요"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무슬림을 모욕해요"라고 했다.
라치드의 주변에 있던 친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프랑스에 사는 무슬림 청년들이 프랑스 사회와 괴리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졌다. 지난해 말 프랑스 파리 테러로 무슬림 혐오가 급증한데다 최근 니스 테러를 일으킨 모하메드 아후에유 부렐의 IS 연관설이 떠오르면서 무슬림을 향한 의심이 커졌다.
라치드는 "우리도 부렐이 한 행동이 해서는 안 되는 나쁜 짓이라는 걸 알아요. 하지만 경찰이나 언론이나 사람들 모두 그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해요. 그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에도 간 적이 없다고요. 그가 테러를 저지른 이유는 무슬림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의 문제예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라치드와 함께 있던 친구들 중 나이가 많은 무슬림 소년 마로우엔은 "부렐이 테러를 저지른 이유는 프랑스 청년들에게 돈과 직업, 희망이 없기 때문이예요. 그래서 그렇게 화가 난 거라고요. 종교를 떼 놓고 생각해봐야 해요.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으면 테러는 계속 될 거예요"라고 꼬집었다.
프랑스 니스 아바투아는 주요 무슬림 거주 지역이다. 아바투아는 부유하고 번화한 니스 관광지와 인접해있다. 이 지역은 니스 테러를 일으킨 부렐이 살던 곳이기도 하다.
프랑스 니스 북부의 이맘(이슬람 수니파 종교지도자) 부베키르 바크리는 6년 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가 퍼지는 것을 염려했다. 2014년 12월 프랑스 정부 대표와 무슬림 대표가 만나 이슬람 극단주의에 공동 대응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지만 3주 후 샤를리 엡도 잡지사 테러 사건과 유대교 슈퍼마켓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부베키르는 이슬람 극단주의가 무슬림들에게 '열린 상처'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40%에 달하는 실직은 '극단주의 사상'이라는 세균이 퍼지도록 무슬림 사회의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아바투아 지역 청년들 6명 중 2명만 직업이 있다. 무슬림 청년들은 니스에서 자신들의 몫이 적은 것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는 이런 불만을 이용했다.
세네갈 출신 IS 소속 오마르 디아비는 니스에서 식료품점과 축구 모임을 운영하면서 16세에서 25세 청년들에게 접근했다. 디아비는 청년들에게 극단주의 사상이 포함된 비디오 게임을 나눠줬다. 프랑스에 분노한 무슬림 청년들은 시리아로 건너가 IS 전사가 됐다.
IS의 주요 전략 중 하나가 서방 사회의 무슬림에 대한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서방 사회가 무슬림을 배척할수록 분노하고 소외된 무슬림들이 IS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스티븐 M. 월트 교수는 지난해 말 파리 테러 발생 직후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기고한 글을 통해 "IS는 서방 사회 내 반 이슬람 정책과 정서를 도발해 무슬림의 반 서방 규합을 노린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니스/프랑스=게티/포커스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84명이 숨졌다.2016.07.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파리/프랑스=포커스뉴스/게티이미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총기난사와 폭발, 콘서트홀 인질극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최소 60여명이 사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했으며, 일부 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테러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11.1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파리/프랑스=포커스뉴스/게티이미지)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총기난사와 폭발, 콘서트홀 인질극이 동시다발로 발생해 최소 60여명이 사망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했으며, 일부 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테러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5.11.14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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