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샹의 1917년 작품 '샘'에서 영감 얻어<br />
"21세기 미친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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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 황금변기 |
(서울=포커스뉴스)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해지는 동안 부자는 황금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보게 됐다"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관람객이 사용할 수 있는 18k 황금 변기를 전시할 예정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와 영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황금 변기를 제작한 예술가는 마우리치오 카텔란이다. 28세까지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채 시체공시소 직원, 간호사 등 3D 업종에 종사하다 미술계에 발을 들인 카텔란은 도발과 역설, 풍자와 해학으로 이름을 알린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 작가다.
부자가 황금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게 됐다는 발언은 버니 샌더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은 아니다.
그러나 뉴욕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패배한 샌더스는 뉴욕 동부 맨해튼 증권가의 사치와 부에 대해 이같이 날카로운 일침을 가했다.
카텔란의 황금 변기는 이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을 관람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건 절대 농담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카텔란은 분명 1917년 마르셀 뒤샹의 '샘'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뒤샹의 샘은 기상천외한 미술 작품으로 손꼽힌다.
뒤샹은 남자 소변기를 뒤집어놓고 샘이라고 이름을 붙여 미국 독립예술가협회에서 주최한 앙데팡당전에 출품했다.
작가는 선입견을 버리고 사물 그 자체로만 본다면 매우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소변기를 뒤집어 전시하는 파격을 20세기 초 미술계에 선사했다.
카텔란이 사용 가능한 황금 변기를 설치하려는 목적에는 미학적 접근에서 나아가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의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는 "카텔란의 작품에는 파나마 페이퍼스로 폭로된 세계 부자들의 부정축재 행위를 비롯한 21세기 '미친 자본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이 오는 5월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황금 변기를 전시할 예정이다. 카텔란은 관람객이 황금변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구겐하임 박물관> 2016.04.21 손성배 기자 카텔란은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가 세계박람회 개최 도시로 선정되자 밀라노 증권거래소 앞에 중지를 편 손 모양 미술품을 설치했다. (Photo by Vittorio Zunino Celotto/Getty Images)2016.04.2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마르셀 뒤샹의 1917년 작품 '샘'이다. 뒤샹은 남자 소변기를 뒤짚어 놓고 작품명을 '샘'이라고 붙였다. 왼쪽 하단부에 적힌 E.Mutt는 소변기 제조사다. (Photo by Jeff J Mitchell/Getty Images)2016.04.2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이탈리아 출신 설치미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 카텔란은 28세가 될 때까지 정규 미술교육은커녕 미술 전시 관람 한 번 해보지 못한 문외한이었으나,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게 되면서 미술계에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둔 작가다. 2016.04.21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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