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불의 고리'…전문가들 "대규모 지진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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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 Magnitude Earthquake Hits Japan After Earlier Kills 9 |
(서울=포커스뉴스) 최근 태평양판 가장자리 지역에서 강도 높은 지진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이른바 '불의 고리'의 동태가 심상치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연쇄 지진이 초대형 지진의 전조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적인 연쇄 지진…꿈틀대는 '불의 고리'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세계적으로 규모 4.5 이상의 지진이 약 150회 발생했다. 이달 초 남태평양 바누아투에서는 규모 6.4부터 6.9에 이르는 지진이 네 차례 발생했고, 15일(이하 현지시간)에는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일어났다. 17일 통가에서도 5.8 규모의 지진이 관측됐다.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발생한 각기 규모 6.5, 7.3의 강진과 잇따른 여진을 일컫는 '구마모토 지진', 17일 남미 에콰도르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지진인 '에콰도르 지진'은 막대한 피해를 낳았다.
구마모토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으로 현재까지 사망자 41명, 실종자 11명을 배출했고 18만4000명이 대피 중이다.
에콰도르 지진 역시 40년 만의 최대 규모로 꼽힌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264명, 부상자는 2527명으로 집계됐으며 당국은 계속해서 구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지진 발생 지역들은 모두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있다.
◆'불의 고리'란…지진 사이 연관성은?
연쇄 지진의 공통점으로 언급되면서 '불의 고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불의 고리'란 통상적으로 환태평양 지진대(조산대)를 일컫는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지각판 가운데 가장 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북미판, 인도판, 호주판 등과 맞닿는 경계여서 주요 지진대와 화산대 활동이 중첩돼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세계 화산의 75%가 이 지역에 몰려 있고, 전 세계 지진의 80% 이상이 여기서 발생한다. 환태평양 조산대에는 태평양 연안인 일본, 인도네시아, 러시아, 북미 서부, 남미 서부 등이 해당된다.
이번 일본 구마모토 지진은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과 부딪히며 발생한 것이고, 에콰도르 지진은 나즈카판이 남미판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USGS에 따르면 필리핀판은 유라시아판의 밑으로, 나즈카판은 남미판 밑으로 들어가려 매년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지진 사이의 연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 오픈 대학의 데이비드 로더리 지구과학 교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지진이 다른 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기에는 두 지역 사이의 거리가 1만5000여 km로 너무 멀리 떨어져있고 규모도 유사하다"며 "우연히 같은 시기에 일어난 것으로 보이며 에콰도르와 일본 지진 사이의 연관성은 없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횟수 증가…대규모 지진의 전조?
전문가들은 불의 고리 지역에서의 지진 발생 횟수 증가가 초대형 지진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 2011년 사망자와 실종자 2만 여명을 배출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200여명이 사망한 규모 6.3의 지진이 일어나고 17일 뒤 발생했다. 일본과 뉴질랜드 둘 다 불의 고리에 속해있는 지역이다.
지진전문가인 연세대 지구시스템 공학과 홍태경 교수는 18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초대형 지진들이 2004년 12월 26일 수마트라 대지진 이후로 연거푸 6차례 발생하고 있는데 큰 지진 후에 또 다른 여진들이 많이 따라오며 지진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초대형 지진들은 한 번 발생하게 되면 한 20년 정도 지속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2004년도 발생한 수마트라 대지진의 영향이 앞으로도 8년 정도 더 지속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지진으로 규슈 앞바다 랑카이 해구의 세 지역이 한꺼번에 부서지게 될 경우 일본 정부는 규모 9. 0에 이르는 초대형 지진도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 하고 있다"며 "이런 초대형 지진들이 발생하게 된다면 일본 열도 전체적으로 지진 발생 빈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키게 되어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콜로라도대 지질학자 로저 빌햄 또한 외신을 통해 "현재 상황에서 규모 8.0 이상 강진이 최소 4차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런 지진이 쌓이면 수세기 동안 가중된 압력으로 초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지난 16일 7.3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후 폐허가 된 일본 구마모토현.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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