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초더미와 산더미

칼럼 / 심귀영 기자 / 2021-08-04 19:31:17
국제투자분석사 엄 길 청 Ph.D,
방송인, 경제평론가, 미래경영학자

 

글로벌 주식투자시장에서 알아주는 투자가의 한 사람이 존 보글이다. 뱅가드펀드를 만들어 크게 이름을 떨치고 근년에 작고한 사람이다. 그는 투자의 비법을 묻는 사람들에게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으려 하지 말고, 아예 건초더미를 사라”는 명언을 남겼다. 

 

 

실제로 그는 개별주식 투자보다 시장인덱스를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인덱스펀드를 만든 장본인이다. 더미(dummy)라는 말은 사실 영어단어로는 모형이나 변수라는 말이 있다. 통계학에서 이를 더미변수라고 한다. 건초더미와 영어의 더미, 그리고 보니 한글과 영어의 그 함의가 이렇게 유사할 수 있을까 싶은데, 아무튼 주식시장이라는 건초더미에서 하나의 주식을 찾아내어 큰 수익을 연속적으로 내기란 정말 바늘 찾기나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작은 돈으로 투자하거나 투자 초보자들은 대개 더미로 투자하지 못하고 몇 개의 개별주식으로 접근을 한다. 현장을 돌아보면 1억 원 미만의 투자자들이 대부분인 개인투자가들은 수개 또는 십여 개의 주식으로 나누어 투자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물론 건초더미가 합리적인 투자라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ETF 같은 지수추종의 집합투자 상품들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기서도 사실은 바이오, 2차전지 등 좀 더 세분화된 ETF 투자로 나름 초과수익을 향해 좁혀서 투자하려고 있다, 여전히 사람들은 집합투자에서도 더 나은 수익을 위해 더 작은 집합을 만들려는 의도를 버리지 못한다.


존 보글이 말한 것은 인덱스가 투자의 정석이라는 것이 아니라, 대중은 특별한 차익보다 주식시장의 평균수익을 겨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강조해 말한 것이다. 그런데도 증시에 오면 누구나 혼자만의 초과수익의 욕심을 잘 버리지 못한다.


코로나 이후 미국이나 독일이나 한국 등 선진국 주가조차도 산업의 경기를 반영하기보다 대중들의 코로나 심리안정을 체크하는 사회온도계 같은 입장이 되어가고 있다. 이럴 때 주가가 내려가면 금전손실 보다 더 큰 사회공포가 안개처럼 피어난다. 나라마다 집값이 급등을 해도 금융유동성을 쉽사리 회수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는 사이에 경제지표는 빅 테크 기반의 소비나 물류를 중심으로 성장속도가 확장되어 경기지표를 살려놓고 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부족이 돌연하게 비명을 지른다. 더불어 돈의 가치가 낮아지니 가상화폐도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발호를 한다.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상황인데, 이제껏 2021년에는 나라마다 주가의 신고가 경신이 많았다. 주식시장에서 신고가가 나오면 투자분석가는 마음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석연치 않은 상황에서 나오는 2021년의 글로벌 신고가를 보는 마음은 참 미묘했다.


그러는 가운데 나라마다 초보자들은 증시에서 자산시장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고, 그 사이에 인터넷이나 모바일이나 유튜브의 구독사업가들은 매일 증시에 대해, 가상화폐에 대해, 부동산에 대해 무언가를 토해내면 열일을 한다. 또 투자은행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으려고 소위 바람을 타고 있는 인기업종의 비상장 주식들은 찾아내어 신규상장을 미끼로 떼돈을 시장에서 잠시잠시 거두어 간다.


코로나의 장기화 기류가 짙어지는 이 지구상에서 이건 분명, 개인도 기업도 아닌 나랏돈을 가운데 두고 흐르는 명백한 투기경제의 이상기류이다, 나라의 돈은 국가경제가 진실로 살아있지 않으면 후일 다 국민들의 빚으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하지만 누구도 코로나의 비상시국이 길어지는 삶의 참극을 목도하고는 도무지 경제정책의 정상화란 말을 입에 담지 않는다. 그런다고 문제가 가려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지금 시중에는 후일 엄중한 대가와 실패와 상처가 분명한 돈과 가격에 대한 투자전문 기업이나 대중들의 행동이 도를 넘는 수준이다. 전문지식인의 한 사람으로 이대로 두어도 좋은지, 또 어찌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보다도 투자자의 보유기간이란 시간적 자양분이 더 알차게 반영을 한다. 그래서 대주주가 주식으로 부를 얻는다. 양적인 수급이나 금리나 돈의 힘으로 결코 주가는 오래 유지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을 거쳐 오르내리는 가격과 거래의 시간적 기반이 아주 중요하다. 신규 상장기업이 상장초기에 만드는 ‘따상 현상’은 설령 나와도 길게는 의미가 적다, 요즘 보면 상장기업 하나에 천문학적인 공모청약 자금이 몰린다. 이건 결코 이성적인 투자현상이 아니다, 그냥 공연한 게임이고 붐이다. 돈이란 속성으로 볼 때, 모두가 이런 꿈을 꾸면 모두가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


정부가 코로나의 방역과 백신의 정책선택도 어렵고, 그렇다고 두 가지의 병행도 어려운 결정이지만, 금융정책도 완화와 긴축의 선택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들은 미루면 더 뒤로 쌓이게 마련이고, 언젠가 대가를 치러야 한다. 지금 함부로 돈의 공급을 즐기고, 이자의 낮음을 기뻐할 수만 없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


평균은 모집단이 길고 많을수록 분산과 수렴의 조절의미와 효과가 크다. 국가에서 돈을 많이 풀었다면 모두가 평균의 기대감으로 장기적인 목표를 갖는 게 국민의 합리적 대응이다. 이런 시기에 나만의 특별한 재무적 성공을 찾아 혼자 단타와 차익에 혈안이 된다면 그건 선한 세상에 더 짐을 지우게 하는 짓이다.


오늘도 손수 직접 땀 흘려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은 ‘건초더미’가 아니라 늘 ‘산더미’ 같은 일거리를 놓고 밤일을 마다하며 가족과 고객과 나라를 위해 땀을 흘린다. 그분들 중에서 달인도 나오고, 장한 부모도 나오고, 인간승리도 나온다. 국가대표의 올림픽 주인공들도 그렇다.

 

‘건초더미’가 쌓인 증시나 자산시장에서 돈을 찾아 우왕좌왕하는 사람과, ‘산더미’ 같은 일상과 일정의 작업장이나 훈련장에서 언제나 집중하고 몰입하는 사람들 중에서 누가 더 진정으로 장하고 행복한지는 삼척동자도 다 안다. 아무리 봐도 요즘, 어느새 2년이 다 되어가도록 국민들 가슴 속으로 하릴없이 깊어지는 코로나의 근심 속에서 들리는 정가나 매체나 유튜브 등에서의 돈타령은 도를 넘는 수준이다. 이젠 올바른 국민의 건강한 정신을 해치는 수준이다. 잘나가는 빅테크 기업조차 일부는 경영보다 재무전략이 더 현란하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세계타임즈 심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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