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투표·'당심 80% 반영' 본선 룰 영향 주목 선명성 경쟁 본격화
국힘 전대 본선 진출한 김문수·안철수·장동혁·조경태
[세계타임즈 = 이채봉 기자]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 대표 대진표가 7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반 주자 간 2 대 2 대결로 확정됐다.탄핵에 반대했던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탄핵에 찬성했던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서 지난 대선 후보 경선과 마찬가지의 탄핵 찬반 대결 구도가 다시 형성된 것이다.사실상 과거 회귀적인 윤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놓고 당권 주자들이 벌이는 찬반 논쟁은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이슈인 인적 쇄신과 맞물려 있다.
반탄파 후보들은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인 당내 구주류를 포함한 보수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극우 논란이 이는 전한길 씨와 윤 전 대통령 지지층까지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이날 전씨 등이 주최한 보수 유튜브에 출연, "우리 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이유는 내부 총질"이라며 "우리끼리 싸우는 것은 둘째고, 이재명 총통 독재와 싸우는 것이 첫 번째"라고 밝혔다.장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우리 당은 어떤 분에 대한 비판이 있으면 절연부터 하자고 한다"면서 "외부에서 우리에게 힘을 보태지 않으면 안 되는데, 절연하는 방식으로 국민의힘이 강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와 장 후보가 거대 여당에 맞선 단일대오 형성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에선 차이가 있다.김 후보는 전씨 등을 극우 세력이라고 비판하는 인사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장 후보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인사들을 제외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찬탄파 후보들은 윤 전 대통령 및 그 지지층과의 절연을 촉구하며 인적 쇄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안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옹호론자들과 손을 잡는 모습은 내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적 청산은 사람을 내보내는 것이고, 인적 쇄신은 합당한 사과나 처벌을 받는 것을 말한다"면서 "제가 줄기차게 강조한 것은 인적 쇄신이다. 대선 백서를 통해 객관적으로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 앞에 모였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인적 쇄신을 촉구하며 더욱 과감한 혁신을 외치고 있다.조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윤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쳐내지 못하고 막장을 펼치는 국민의힘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보이겠는가"라고 강조했다.
4파전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탄핵 찬반 구도로 진행되면서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1·2위 간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이에 따라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안철수·조경태 후보가 각각 같은 성향의 지지층을 두고 표심 쟁탈전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안·조 후보를 겨냥해 "국민·당원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거나, 개인의 소신을 이유로 수시로 당론을 무시하며 내부 총질을 일삼아 온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은 적전분열 한다"고 말했다.찬탄 후보들은 "계엄을 해서 누가 죽었나. 윤 전 대통령 재입당한다면 받아줄 것"이라는 김 후보의 발언을 두고 "'윤어게인' 본색이 드러났다"(안 후보), "후보직을 사퇴하라"(조 후보)고 비판했다.예비경선과 달리 본선은 당심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도 변수다.
예비경선에는 당원투표가 50%만 들어갔지만, 본경선은 당원투표 80%(국민여론조사 20%)가 반영되는 만큼 강성 당심을 잡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이와 관련, 전통적 보수층의 표심은 반탄 후보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쏠려있다는 분석이 많다.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공세에 앞장섰던 김·장 후보는 전대 국면에서도 여권을 향한 공세에 고삐를 죄며 당심 구애에 나섰다.
안·조 후보는 민주당의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대표를 자임하고 있다. 반혁신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국민의힘이 해산될 명분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며 혁신 후보가 당권을 잡아야 해산 위기를 막고 반격을 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4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반탄파가 우세한 양상이다.김근식·김민수·김재원·김태우·손범규·신동욱·양향자·최수진(가나다순) 후보 중 찬탄파로 볼 수 있는 후보는 김근식·양향자 후보 2명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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