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받들어총’? 오세훈 시장, 시민의 광장을 전시관으로 만들 셈인가”

정당/국회 / 진정화 기자 / 2025-11-06 18:00:39

[세계타임즈=진정화 기자]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에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 때문이다. 이름은 따뜻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시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금세 이해된다.

서울시는 6·25 참전국 22개국에 감사한다며 ‘받들어총’ 자세를 형상화한 돌기둥 22개를 세우려 한다. 각각의 돌기둥은 7미터 높이로, 세종대왕 동상과 거의 같은 높이다. 결국 세종대왕이 아니라 돌기둥 숲이 광화문의 중심이 되는 셈이다. 더욱 황당한 건, 22개국 중 단 6개국만이 동의했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오세훈 시장은 시민 의견 수렴 없이 200억 원 넘는 세금을 들여 강행하려 한다.

기자회견장에 모인 박주민 의원,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 독립유공자 유족회 김삼열 회장 등 시민 대표들은 한목소리로 외쳤다. “광화문광장은 시장의 치적을 쌓는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광장이다.” “세종대왕의 문화 정신 옆에 냉전의 상징물을 세우는 건 모욕이다.” “참전국 기념 시설은 이미 전국에 70곳 넘게 있다. 왜 하필 광화문이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건 좋지만, 그 장소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세종대왕 동상, 훈민정음 서문, 한글 글자마당이 있는 이곳은 민본정신과 문화국가의 상징이다. 그런 공간에 전쟁의 상징물을 세우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이건범 대표의 말처럼, 세종대왕 동상과 비슷한 높이의 돌기둥이 세워지면 광화문은 문화국가의 상징이 아니라 냉전의 기념비로 변질될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이 사업이 시민 공감 프로젝트가 아니라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상징 쌓기, 즉 치적용 전시 행정이라고 지적한다. 광화문에 태극기 100m 게양대, 꺼지지 않는 불꽃을 세우려다 시민 반발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 이번엔 이름만 바꿔 같은 시도를 반복하는 셈이다. 불꽃이 안 되니까 정원으로 바꿨을 뿐이다.

광화문광장은 조선의 궁궐과 민주주의 역사가 이어지는 공간이다. 그 상징을 외국군을 기리는 돌기둥으로 채우는 건 시민이 아닌 권력자의 자기 기념비를 세우는 일이다. 감사는 마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 마음을 굳이 돌기둥으로 증명할 필요는 없다.

시민들은 말한다. “광화문은 오세훈의 정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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