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 길 청, 탈 마스크 10계훈

칼럼 / 편집국 / 2023-02-03 15:08:06
엄 길 청(국제투자전략가/경제저널리스트)
언감생심 우리가 마스크를 벗는다. 누구는 이참에 그냥 이렇게 살겠다고 마스크와 동행하려는 심산도 있는 듯하다. 2020년에 입학한 중고등학생들은 자기 모교의 교정이, 동창생의 얼굴이 그동안 수박 겉핥기로 지나갔다. 숱한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거리는 피죽도 못 먹은 모습으로 늘 창백했다.
급한 김에 돈을 풀어 살아보려던 선진국들의 미봉책들도 그 부메랑이 지금 눈앞에 고금리의 벼랑으로 다가와 본전도 못 찾게 한다. 무슨 추가 형벌인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이 추운 겨울을 사연도 없는 전쟁터에서 피와 눈물로 지샌다.
국민적 내공의 탓에 우리나라는 이 고난의 길에서 3만 달러의 선진국으로 진입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인공지능, 신소재, 에너지, 친환경 생산체제 등이 소리 없이 국제적 수준으로 진화했다. 앞으로도 과학자와 정부와 자본가들이 잘할 거라 본다.
하지만 대체로의 국민들은 그냥 나대지로 나 앉았다. 20-30대는 직업진출이란 산업사회의 인생 프로그램을 잃어 선배와 나라가 도와주지 않으면 인생을 시작도 못한 판이다. 40-50대는 대면 직무와 거래처를 많이 놓쳤다. 그런데다 노동개혁의 칼바람이 분다. 야속한 세월은 60-70대에게 얄팍한 연금마저 곧 손을 본다고 며칠 전에 사발통문을 띄웠다. 다시 신발을 찾아야 할 형세다. 신발 끈을 다시 매자.
어찌하겠는가. 다 내 몫이고, 우리 식구들의 일이고, 내 이웃과 내 나라의 사정이다. 그런 참에 앞으로 탈 마스크 사회로 가면서 짐작 가는 몇 가지를 같이 생각해 본다.
1. 과연 앞으로 에너지는 이렇게 비쌀까. 아니다. 원래 2013년 이후에 산유국은 주도권을 놓쳤다. 그래서 황급히 사우디는 홍해 바닷가에 미래 인공도시를 구상했다. 그게 요즘의 네옴시티이다. 코로나 직후에 낙엽 같던 유가를 보라. 심지어 유가가 마이너스인 날도 있었다. 에너지는 곧 재생으로 천연으로 바뀐다. 그보다는 이동의 이유와 동력의 용무를 가지지 못하는 처지에 몰리지나 말아야 한다.
2. 비대면은 뉴 패러다임인가. 그렇지 않다. 다중의 교류나 거래는 그럴 수 있어도, 친한 사이와 유력하고 긴밀한 이익과 돈독의 친선관계는 같은 공간으로, 언제나 대면으로 모이고 무언가 도모한다. 도심의 초고층 복합건물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업무, 주거, 상업, 문화, 자연이 그 안에 동시에 동소에 동맹이익을 담는다.
3. 금리는 계속 이렇게 높을까. 아니다. 원래 유럽의 선진국들은 실질금리가 거의 마이너스였다. 그게 상업수요 부족의 복지형 선진국이다. 코로나가 제로금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그럴만한 나라들이 그런 본을 보인 것이다. 누구나 쉽게 사업을 못 하고, 돈을 빌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4차산업혁명의 본질이다. 그래도 거대한 성공자는 역사 앞으로 나와서 금융시장에 여전히 잉여 자본을 공급한다. 머스크가 사업하는 것을 보라. 돈이 모자라니 부채를 안 쓰고 바로 자동차 가격을 확 내리고 직원을 마구 내보내지 않던가. 그런데 햇살론으로, 주택금융만으로 무슨 큰 금리가 오르겠는가.
4. 어른들 입장은 다시 괜찮아지겠는가. 아마 어려울게다. 혼란과 충격이 지나가면 항상 강하고 센 세상이 온다. 외침에 휘둘리던 고려말에 장수들과 신진지식인들이 의기투합하여 역성혁명으로 만든 게 조선왕조이다. 지난 대선의 여당 캠페인이 그 아류이다. 이제 정치판으로 가는 MZ세대는 법치의 강화와 국방 무장으로 나라의 텐션을 훨씬 높일 것이다. 이미 자체 핵무장 논의가 나오지 않던가. 나이 든 어른들이 도울 일이 못 된다. 이제 막 일이 커지던 여성가족부가 그래서 고립된 정무 환경에 놓였다.
5.전쟁은 이제 역사의 상수인가. 그렇게 본다. 자연재해든, 정변이든, 그 와중에는 군대가 필연적으로 무기를 든다. 러시아의 전쟁도발은 국지적으로는 국경분쟁의 성격이지만, 시국적으로는 팬데믹의 히스테리적 요소를 부인하기 어렵다. 언제나 그랬다. 고대 지중해의 화산폭발은 연이은 전투를 가져왔고, 중세의 흑사병은 유럽전쟁의 신호탄이었다. 한반도의 핵무장 논란은 부지불식간에 나왔고, 일과성은 절대 아닐 게다.
6.대로변 거리의 활기는 다시 살아날까. 아마도 거대한 실내의 회랑으로 갈 게다. 사우디가 실내의 거대한 회랑국가를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카타르 월드컵은 거대한 실내에서 대자연처럼 치러졌다. 두바이는 이미 그렇게 나라가 운영되고 있다. 사막이고 우주이고 해양이고 지구처럼 똑같은 실내는 얼마든지 만든다. 정말 테라포밍이다.
7.수송과 이동은 활발해질까. 속도는 아주 빨라지지만. 빠를수록 정해진 곳으로만 다니는 소수의 이동 세상이 기다린다. 서울을 둘러싼 경기도는 이제 GTX가 판을 새로 짤 거다. 부산과 대구도 광주도 서울도 사업가들은 돈을 더 많이 내고 더 빨리 이동할 날이 온다. 머지않아 하늘택시가 나올 태세이다. 시민들은 걷는 도시에 머물 게다.
8.불특정한 대인관계는 가능할까. 아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류는 과거에도 친척들과 교환하고 친지끼리 거래하며 오래도록 이어지다가 오늘의 시장경제로 발달시켜왔다. 오늘날 구독자나 멤버쉽은 현대판 가족경제이다. 대참변의 시간을 지나고 나면 아주 오래도록 역사는 알고 믿는 사이로 좁아지고 깊어진다. 미국이 갑자기 Friendly America를 들고나오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9.분노와 불만은 가라앉을까. 코로나와 전쟁으로 지구촌에는 가족을 잃은 사람, 직업을 잃은 사람, 재산이 없어진 사람, 삶의 기반이 사라진 사람들이 무수하다. 아주 얼마간은 서로 조심하고 예민한 것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사소한 갈등과 돌발사건들이 오래 잠복할 수 있다. 정치 사회적 범죄일수록 너무 몰고 가혹히 단죄하면 이럴 땐 그 지지자들의 분노 여파를 당국은 예의주시할 일이다.
10.나와 가정과 가족은 어찌해야 하나. 웬만하면 혼자 살려 하고, 결혼이 더 가벼워지는 세상일까. 역사의 답은 아니다. 오히려 대사변의 시간을 지나면서 사람은 가정과 가족으로 인류 생태계의 중심을 잡고 다시 뭉치면서 힘을 길러왔다. 그게 곳곳에 남은 동굴 도시가 오늘에 전하는 진리의 소리다. 위기에서 가정과 가족에서 피어나는 생명과 생업과 생산의 운명생태계가 강해지고 이어짐은 현생인류 불변의 본질이다.
결국, 제 나라, 제 민족, 제 가족으로 세상은 더 좁아진다. 관대한 개방과 확장된 자유를 다시 찾기까지 긴 시간이 예상된다. 센 나라, 큰 나라, 잘 사는 나라들의 동맹 세상이 온다. 이제 2023년 한국에게 어느 길로 갈지 답을 묻고 있다. (국민청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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